한겨울 삿포로 여행기 2 (오타루)

오늘도 글을 쓰려고 한다. 지난번에 삿포로 여행을 쓰다가 말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삿포로 여행의 꽃! 오타루 에 간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. 오타루는 삿포로에서 지하철로 이동해야한다. 물론 다른 교통 수단이 있으면 그것을 이용해도 되지만, 나는 지넌 일본 여행에서 지하철 이용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아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. 일본 지하철은…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. 정말 매우 복잡하다… 한참을 헤맸다. 결국 친구의 도움과 모르는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주 힘들었다. 그래도 지금 생각하니 추억인 것 같다. 

어렵게 끊은 티켓을 들고 열심히 가는 중이다. 지하철인지 기차인지 모르겠는 모양으로 생겨서 생소했다. 분명 지하철이라고 했는데… 기차처럼 되어있었다. 아무튼 이렇게 쭉 1시간을 조금 넘게 가다 보면 오타루에 도착하게 된다.

오타루 는 삿포로 시내보다 눈이 훨씬 더 많이 온다. 눈의 고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눈이 많다. 겨울 내내 하루도 빠짐 없이 눈이 오는 해가 대다수라고 하는 말을 보고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. 무릎, 허리까지 쌓인 눈이 천지고 마을 사람들은 다들 집 앞을 끊임없이 쓸고 있었다. 동네의 분위기는 한적하고 여유롭고 차분함과 동시에 쓸쓸했다. 오타루에 대한 로망이 정말 많았던 나를 충족시키기에도 충분한 조건이었다. 나는 영화 윤희에게를 정말 감명 깊게 보았다. 배우들의 감정선, 그걸 더 증폭시켜 주는 것 같은 배경의 오타루. 눈은 한 없이 포근하면서도 한 없이 외롭고 쓸쓸하다. 영화에서 그려진 모습일 거라고 생각한 배경들은 모두 현실이었다. 이곳을 걷고 있는 내가 영화에 들어온 것 같다고 해야 하나 ㅋㅋㅋ. 정말 그런 기분이 들었다.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지만 또 싫지 않은 기분. 생각이 많아지는 동네였다.

그렇게 10분 정도를 걸어 우리는 오르골당에 도착했다. 추워서 얼었던 몸이 꼭 난방 때문만이 아닌 따뜻한 조명, 복작복작한 사람들, 들려 오는 여러 오르골 소리에 녹는 느낌이었다. 반짝거리는 수많은 오르골이 오르골당 안에 가득했다. 사실 오르골을 많이 접해 볼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종류도 모양도 각각인 오르골들을 실컷 구경하니 너무 행복했다. 하나씩 귀에 대고 노래를 듣는 것도 행복하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친구와 어!! 하고 따라부르는 것도 재미있었다. 이런 게 소확행인 걸까 싶다 ㅋㅋ.  그리고 우리는 고양이 모양 오르골을 하나씩 샀다. 친구들 것까지 4개를 구매하고 받고 좋아할 모습을 생각하며 기분 좋게 오르골당을 나왔다. 아까보다 눈이 포근하게 보이는 것 같은 건 기분탓일까?

사진은 없지만 오타루에서 할머님 두 분이 하시는 식당에 가서 밥도 먹었다. 영어를 전혀 모르셔서 번역기로 대화했지만 따뜻하고 좋으신 분들이라는 게 느껴졌다.  그렇게 밥도 먹고 산책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. 눈이 부시도록 하얗던 눈은 가로등 빛에 예쁜 노을빛으로 물들었고 발자국 하나 없는 도화지를 만들어냈다.낮보다 눈이 더 펑펑 왔지만 나름 분위기 있다고 느껴졌다. 평생 볼 눈을 다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. 이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우산을 쓰지 않고 다닌다. 눈이 워낙 많이 오고 바람도 꽤나 부는 편이라 우산을 써도 무용지물이었다. 오히려 번거롭게 들고 다니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다. 다음에 가면 우리도 우산을 들지 않고 현지인처럼 다닐 것이다. 멋있어 보이고 싶다. (원래 멋있지만 더) 

삿포로 여행의 둘쨋날 오타루 에서 느낀 점은 사람은 배경과 환경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이 분명이 있다는 것이다. 이 지역 사람들은 별 이유가 없지만 항상 여유롭고 항상 차분하다. 눈이 많이 와 미끄러질까 봐 그러는 걸까? 빨리빨리가 익숙했던 한국과는 달랐다. 삿포로 시내와도 느낌이 달랐던 것 같다. 너무 빠르게 가면 앞으로 가는 속도는 더 붙겠지만, 옆과 뒤를 보지 못 한다. 나는 이제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걸어보려고 한다. 인생에는 한 번 뿐인 기회들이 너무 많은데 난 그것을 항상 급하게 보느라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 같다. 

내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나를 한 번 더 돌아보며 천천히 가도 된다는 것이 오늘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다. 우리 오늘도 천천히 소중한 하루를 즐기자. 

그럼 안녕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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